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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회 칼럼

[2016.04.24] 갑작스러운 죽음 - 노승환 목사

관리자 조회1717 Apr 22, 2016

지난 한 주는 평소 존경하던 분의 갑작스러운 죽음의 소식으로 충격과 당황함을 숨기지 못하고 지냈습니다. 거기다 전 세계적으로 유명했던 가수 프린스도 57세의 나이로 갑작스러운 죽음을 맞았다는 뉴스를 방금 듣고 나니 ‘갑작스러움’과 ‘죽음’이란 이슈가 머리에서 떠나지를 않습니다.

애틀랜타 연합장로교회를 담임하시던 정인수 목사님께서 지난주일 새벽에 하나님의 부르심을 받으셨습니다. 이제 62세의 나이셨습니다. 그러니 더욱 충격적이고 안타까울 따름입니다.
담임하시던 교회는 애틀랜타 지역에서 가장 큰 한인교회였을 뿐 아니라 PCUSA 교단 한인교회 중에서도 미국에서 제일 큰 교회였습니다. 교인 수가 많은 교회를 담임하셨다는 것 때문에 저의 존경을 얻으신 것은 물론 아닙니다. 요즈음은 단순히 큰 교회 담임이라고 그 앞에서 고개가 숙여지고 하지 않는 시대입니다.

신학교를 같이 졸업한 제 친구가 그 교회 영어목회로 청빙 받아 사역할 때 놀러 가서 목사님을 처음 뵈었습니다. 그때만 해도 목사님은 그 교회 담임목사로 부임한지 이제 막 3-4년차가 되셨을 때였습니다. 그 지역에서 가장 오래되고 전통적인 교회였고 이민교회들이 흔히 그러하듯 그 교회도 여러 차례 분열을 경험한 교회였기에 목사님은 고전을 면치 못하고 계셨습니다. 그럼에도 신학교를 막 졸업한 햇병아리 1.5세 전도사에게 밥을 사주시며 이민교회의 역할과 1.5세대 목회자들의 시대적 사명에 대해 열변을 토해내셨습니다.

1.5세 목회자에 한인교회의 미래가 달려있으니 아무리 힘들어도 인내하고 붙어있으라고 조언해주셨습니다. 하지만 바로 이어 따끔한 충고도 잊지 않으셨습니다. 무엇보다 교만해지지 말라 하셨습니다. 1.5세 목회자들의 몸값은(?) 사실 지금보다 그때가 절정이었습니다. 신학교 졸업하자마자 여기저기서 오라 하니까 훈련도 제대로 받지 못하고 실지로 사역도 제대로 하지 못함에도 교만만은 극에 달했던 겁니다. 저는 이 충고 때문에 신학교 졸업하면서 뉴욕 Long Island에 있던 한 교회로부터 당시 1.5세 목회자 사이에서도 최고의 오퍼를(이런 표현을 용서하십시오) 받았음에도 더 훈련받을 기회를 위해 가난한 한국행을 택했던 겁니다. 그렇게 목사님은 저의 목회인생에도 선한 영향력을 끼치셨습니다.

결국 목사님은 탁월한 지도력과 영성으로 교회를 개혁하셨고 교회는 모든 면에서 성장하였습니다. 그래서 작년 9월에는 부목사님들 두 분과 함께 그 교회에서 주관하는 “목회자 비전세미나”에 참석하여 교회의 여러 사역과 목회 리더십에 관해 배우기도 하였습니다. 코디아와 G2G가 통합하여 설립하는 2세 교육을 위한 기독교교육연구소의 이사로 참여해 달라는 저의 부탁도 흔쾌히 들어주셨습니다. 그래서 더욱 마음이 아픕니다. 앞으로 이민교회의 어른으로, 존경받는 지도자로, 또 불타는 선교 열정을 가지셨기에 할 일이 참 많으셨던 분이셨습니다. 특히 2세 교육을 위해 더욱 앞장서주셔야 했는데 너무 일찍 가셨습니다.

본인 책이 출판될 때마다 한 권씩 보내주셨습니다. 돌아가시기 바로 2주 전에 새로 나온 책, “진정한 리더십은 위기에 빛난다”를 보내주셨습니다. 이 책 61페이지에 이렇게 적으셨습니다. “종종 과로로 질병에 시달리는 목회자들의 안타까운 소식을 듣는다. 아직 한창 일할 나이에 하나님의 부르심을 받았다는 비보도 듣는다.....목회자에게 무엇보다 가장 큰 적은 과욕이다. 몸을 돌보지 않고 교회의 크고 작은 일에 뛰어들어 에너지를 불사르는 것이 목회에 있어 걸림돌이다.”

아, 이 무슨 아이러니한 일입니까.
목사님은 갑작스러운 죽음으로도 한마디 귀한 충고를 해주시네요.

“노 목사, 과욕이 가장 큰 적이야. 좀 천천히 가도 괜찮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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