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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회 칼럼

[2012.8.19] 자기 비움의 영성 - 노승환 목사

관리자 조회460 Aug 16, 2012

한국교회사에 기리 남을 만한 정말 멋있고 아름다운 일화가 하나 있습니다.
이제는 많이 알려져 한 번씩은 다 들어보셨을 것이라 생각합니다만 전라북도 김제군 금산리에 조덕삼이란 갑부가 있었습니다.
지금으로부터 100년도 훨씬 더 된 이야기입니다.

이 조덕삼이란 분이 유교와 불교를 믿던 보수적인 분이셨는데 그 마을을 찾아 온 테이트 선교사님을 만나 예수를 믿게 되었습니다. 자기 집 사랑채를 예배처소로 사용하도록 내어주며 헌신적으로 섬겼습니다. 그 집에서 금산교회가 세워졌습니다.

그 집에 마부요 몸종이었던 청년 이자익이란 분도 주인이 예수를 믿으니까 같이 예수를 믿었습니다. 주인 집 아들이 글공부할 때 창문 밖으로 들으며 외우다 주인에게 들켰는데 주인 조덕삼은 혼내기는커녕 아들과 함께 글을 배우게 배려도 해주었습니다. 그래서 이자익은 글도 깨치고 예수 믿으면서는 열심히 성경을 읽고 쓰고 또 헌신적으로 교회에 헌신하였습니다.

그러다 교인수가 한 200명이 되어가자 금산교회가 장로를 선출하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장로 투표에서 참 정말 뜻하지 않은 결과가 벌어진 겁니다. 지역 갑부요, 주인이요, 교회를 세운 조덕삼이 아니라 마부요 종이었던 이자익이 장로로 선출된 것입니다. 테이트 선교사님을 비롯해서 모두 다 깜짝 놀라서 교회가 분열될 것이라 걱정들을 했는데 조덕삼은 그 자리에서 일어나 “이것은 하나님의 뜻입니다. 저는 아직 장로가 될 만한 믿음이 없습니다. 이자익 영수 (전에는 집사와 장로 사이에 영수라는 직분이 있었습니다)는 저보다 신앙의 열의가 대단합니다. 선출된 이자익 장로를 잘 받들고 금산교회를 위해 열심히 봉사하겠습니다.” 라고 선언했고 그 후에도 조덕삼은 땅을 헌납하고 성전건축을 했습니다.

후에 자신도 장로가 되어 이자익 장로를 평양신학교에 보내 공부하게 해서 이자익 장로는 목사가 되어 금산교회 목사로 청빙되어 옵니다. 조덕삼 장로, 이자익 목사 두 사람은 헌신적으로 주님을 섬겼습니다.
이게 당시로는 상상도 하지 못할 사건이었습니다.
아직 양반, 상놈을 가리던 유교사상이 팽팽하던 때였습니다.
그러나 한국 기독교 초기에는 기독교가 바로 그런 잘못된 것을 바로 잡던 능력이 있었습니다. 

한국에 언론인 출신으로 국회의원, 주일대사를 역임하셨다가 얼마 전 타계하신 조세형 장로님이라고 계십니다. 그분이 조덕삼 장로님의 손자입니다. 또 카이스트대학에 한국 고분자화학 1인자로 불리는 이규완 장로님이 계시는데 그분은 이자익 목사님 손자입니다.

어느 행사에 조세형 장로가 축사를 하고 이규완 장로가 인사말을 하게 되었습니다.
인사말을 하러 나온 이규완 장로가 갑자기 조세형 장로 앞으로 나아가 허리를 굽혀 큰 절을 하면서 “우리 할아버지께서 주인을 잘 만났습니다. 만약에 우리 할아버지께서 주인을 잘 만나지 못했다면 오늘 우리들도 없고 할아버지도 안 계셨을 것입니다.”라고 인사를 했다고 합니다.

멋있지 않습니까?

한국교회는 이런 멋있는 전통 가운데 세워져 부흥을 해 왔습니다.

조덕삼 장로님 그리고 이제 계속되는 사무엘상 강해에서 보게 되는 요나단의 ‘자기 비움의 영성’을 통해 우리 자신들과 이제는 점점 자리와 명예만을 탐하는 졸장부들의 놀이터가 되어가고 있는 한국교회가 새로워지는 역사가 있게 되기를 소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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