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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회 칼럼

[2020.04.04] 한 식구 (食口) - 노승환 목사

관리자 조회1482 Apr 04, 2020

한 식구(食口

 

오늘 토요새벽기도회를 인도하며 떠오른 한 생각이 있어 글을 씁니다.

 

요즘 모든 것이 다 온라인으로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심지어는 예배도기도회도순모임도 말입니다.

그러면서 목사로 저의 고민은 인터넷 공간에는 수많은 교회의 예배가 중계되고 설교가 녹화되어 제공되고 있는데 우리 교회가 따로 온라인 예배를 하고 설교영상을 올리는 것이 무슨 의미가 있을까 하는 것입니다

 

특히 영상을 제작하는 수준이 뛰어난 교회의 예배는 물론이고 심지어는 소위 스타급 목사님들의 설교를 클릭 한번이면 누구나 접할 수 있는 시대에 우리는 살고 있습니다밀알교회도 이민교회로는 상대적으로 적은 교회가 아니지만 한국의 대형교회들과는 비교도 되지 않습니다그런 큰 교회들의 일류 연주자들이 만들어내는 음악에 값비싼 장비로 송출되는 음질세련된 영상미 그리고 카리스마 있는 유명 목사님의 감동적인 설교를 밀알교회는 감히 따라가지 못할 것입니다.

 

물론 교회가 서로 경쟁하는 것은 아닙니다만 성도의 입장에서는 그렇다면 밀알교회 예배 영상보다는 그런 교회의 예배를 ‘시청’ (표현을 용서하십시오하는 것이 훨씬 낫지 않겠는가 하는 것입니다한 자리에 우리가 함께 모여 예배하지 못할 바에는 더 깔끔하고 매끄러운 방송국 예능 프로그램 수준의 예배 영상을 시청함이 더 은혜가 될 수도 있을 것입니다.

 

그럼에도 밀알교회가 꾸준히 자체 온라인 예배를 중계하고 Zoom 으로 모여 기도하고 순모임을 하는 이유는 무엇입니까?

우리보다 수준 높은 영상을 제공하는 교회 예배를 함께 시청하자고 하지 않고 투박하나마 우리 교회 온라인 예배로 모이자고 하는 것은 왜 입니까?

 

그건 바로 우리는 한 식구이기 때문입니다.

물론 이 땅의 모든 교회가 다 주님의 몸 된 교회고 다 우리의 친척인 셈이지만 밀알교회로 모인 우리가 직계 식구이기에 그렇습니다.     

 

내 아이의 서툰 ‘젓가락 행진곡’이 현존하는 피아니스트 중에 가장 위대하다는 그리고리 소콜로프의 연주보다 더 감동이 있는 이유가 있습니다몇 백 명 모여 찍은 사진에서도 내 새끼는 한 눈에 들어오는 이유가 있는 겁니다

 

밀알교회 온라인 예배에는 다른 교회 온라인 예배가 가지지 못하는 것이 있습니다그건 바로 우리 식구가 하나 되어 드리는 예배라는 점입니다한 식구로서 가지는 소속감하나 됨소위 ‘피 땡김’의 은혜가 있습니다.

 

예배의 세련됨이나 영상 만드는 뛰어난 기술이 중요한 것이 아니고 우리가 한 식구로 하나 되어 드리는 예배인 것이 중요합니다.

멀리 떨어져 있어도 내 식구와는 늘 마음이 가까이 있습니다.

물리적으로 떨어져 온라인으로 예배하지만 같은 시간에 온 식구가 마음을 합해 영과 진리로 드리는 예배는 얼마든지 가능합니다.    

 

이번 고난주간 특별새벽기도회도성금요 예배와 부활절 예배 마저도 온라인으로 드리게 되었습니다더 이상 이런 상황이 안타깝다 말하지 않으렵니다궁하면 통한다고 새로운 시도들을 하게 될 것이고 그 시도들은 하나님을 향한 우리의 진심과 사랑을 잘 담아낼 것입니다그리고 우리의 예배는 그 어느 때보다 하나님 앞에 바르고 진실 된 예배가 될 것입니다

 

이 온라인 예배들에 우리 밀알식구 모두를 초청합니다.

 

떨어져 있으니 더 그립고 함께 얼굴을 맞대고 나누는 교제를 사모하게 됩니다.

미소 지으며 서로를 향해 손을 뻗어 축복하던 시간이 얼마나 복 된 시간 이었던가 새삼 느끼게 됩니다

곧 그날이 다시 올 것입니다.

하지만 아직은 아니기에 온라인으로 함께 모이시기를 힘쓰십시다.  

한 식구로 한 마음 되어 올려드리는 예배에는 물리적 거리와 상관없이 하나님의 강한 임재하심의 은혜가 분명 있을 것입니다

 

오늘 새벽기도회 설교에 인용한 영화 ‘비열한 거리’의 깡패 역을 맡은 조인성 씨가 깡패 동생들에게 했던 대사를 다시 적습니다

 

“아야형이 하나 묻자식구가 머여식구가 먼 뜻이여식구란 건 말이여같이 밥 먹는 입구녁이여입구녁 하나 둘 서이 너이 다써 여써 나까지 일곱이것이 다 한 입구녁이여....그냐 안 그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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